예쁜 지루함

Lyrics: JBB 벌써 25분째 니 손가락이 가리키는 건 이 카페 장식장 나무토막의 각도
솔직히 내 뇌세포들은 단체로 파업하고 점심 메뉴나 고르고 있어
먼지 쌓인 장식장 다리 따위에 네 온 우주를 거는 그 지독한 몰입이 묘하게 귀여워서 내 시선을 억지로 묶어놔
그 기괴할 정도로 맑은 네 눈망울이 나를 이 지루한 가구 박물관에 박제해버려
니가 뱉는 단어들은 하나같이 이해 안 되는 것들로 가득한데
왜 나는 이 해가 질 때까지 니 입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을까
니가 소중하다느니 하는 뻔한 얘긴 치우고 그냥 니 목소리가 내 고막에 착 감겨서 그래
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지식을 가장 예쁜 표정으로 읊는 건
아마 지구상에 너라는 생명체 하나뿐일걸
그 신난 입술 궤적이 내 시야엔 너무 치명적이라 미치겠어
가끔 '어, 대박' 이라며 영혼 탈곡된 감탄사를 던져
사실 니가 말한 그 북유럽풍 어쩌고는 내 알 바 아니지만
정말 다행이야 니 이야기가 이렇게나 지독하게 재미없어서
다른 놈들은 니 입꼬리가 올라가는 그 찰나를 절대 못 버틸 테니까 너의 따분함이 오직 내 거라는 게 꽤나 짜릿해
이건 배려나 인내심 같은 고결한 게 아냐
남들은 하품하며 도망갈 이 좁고 지루한 틈새에
나만 남아서 니 열기에 기꺼이 데이고 있는 거야 그래 이건 일종의 자발적인 감금이야
니가 소중하다느니 하는 뻔한 얘긴 치우고 그냥 니 목소리가 내 고막에 착 감겨서 그래
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지식을 가장 예쁜 표정으로 읊는 건
아마 지구상에 너라는 생명체 하나뿐일걸 그 신난 입술 궤적이 내 시야엔 너무 치명적이라 미치겠어
자 이제 식물 얘기 시작인 거지? 좋네 커피라도 마시고 해
어차피 난 니가 엽록소 얘기를 하든 광합성 얘기를 하든 딱히 상관없어
진짜 골 때리는 건 이 지루한 이야기들이 하나도 안 끝나길 바라는 내 마음이야
이 카페 마감이라는데 우리 이 영양가 없는 대화
어디 가서 마저 할까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