폐허의 왕

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어둠이 눈꺼풀 속에 자리 잡은 넌 미운 것조차 어려웠구나 꺾어낸 가지를 엮어 만든 왕좌에 부서진 뿔을 기대놓은 채 아무도 없이 혼자겠구나 세상을 엎어버릴 듯한 마음에 그리워하듯 모두를 할퀴어도 두 손에 잡힐 것이 없구나 쓸모도 없는 난 줄 것도 없지만 더러운 못된 말뿐이라도 괜찮으니 내게 말을 걸어 줘 나의 손을 잡아줘 나를 버리지 말아줘